TV 이것 봐라

‘그것이알고싶다’ 김상중의 존재감

제977호
2013.09.05
등록 : 2013-09-05 15:12 수정 : 2013-09-06 15:55
진정 놀라울 따름입니다

지난 화요일 <한겨레21>에서 필자에게 ‘김상중 없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OOO이다’라는 주제를 던져왔습니다. 김상중, 그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매주 토요일 밤이면 검은 슈트 차림으로 TV 화면에 등장해, 작지만 매서운 눈동자로 온갖 미스터리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그를 두고 ‘중년 탐정’이라고도 부릅니다. 기이한 사건을 너무나 진지한 말로 해설하는 모습이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기에 '패러디 제조기'라고도 합니다. 지난해 SBS 연예대상에서는 예의 그 말투로 대상 후보를 소개해 좌중을 뒤집었고, 최근에는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똑같은 캐릭터의 TV 진행자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개그콘서트>에서는 ‘KBS 스페셜 그것이 알고 싶은 추적 60분 수첩’이라는 코너가 그의 캐릭터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없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프로그램의 과거 진행자들을 추적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성근·정진영·박상원 등 쟁쟁한 이름 사이에 끼어 있는 ‘오세훈’. 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분이 맞습니다. 진정 놀라울 따름입니다. 만약 김상중이 없다면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는 않을까요? 우리를 두렵게 하는 가정입니다. 그러니까 김상중 없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여러분의 몫입니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SBS 제공
구성력 겸비한 몽타주 수사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 김상중은 목소리로 먼저 등장한 뒤 마지막에는 점점 얼굴 쪽으로 근접해 들어오는 카메라 안에서 최종 멘트를 한다. 이 반복되는 패턴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이를테면 여러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서서히 디테일을 더해가며 최종적으로 진실의 실체에 가깝게 그려내는 몽타주와도 같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은 단순히 한 개인의 얼굴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초상을 반영하기에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이때 김상중은 섬세한 스케치 실력과 전체적인 구성력을 겸비한 몽타주 수사관으로서 프로그램의 시작과 끝을 담당한다. 그의 능력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림의 빈틈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증언과 참여를 유도해내는 실력이다. 가령 이제는 대표 어록이 된,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말을 그가 꺼내는 순간은 그림의 표면에 감춰져 있던 또 다른 이면의 이야기가 드디어 시작된다는 뜻이다. 그것은 보는 이가 같이 상상력을 가동해 그림의 완성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주문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수많은 커뮤니티에 사건의 진실을 함께 추리하고 재구성하는 시청자의 활발한 반응이 이어지는 것은 바로 그 주문의 힘이다. 그 강력한 공감과 공분을 통해 몽타주는 점점 입체적인 집단 작품에 가까워진다. 요컨대 그러한 집단 참여의 주문자 김상중이 없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2D 몽타주였을 것 같다.

김선영 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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