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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프로파간다>외

등록 2009-07-23 04:36 수정 2020-05-02 19:25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공존(02-2123-9900) 펴냄, 1만5천원
〈프로파간다〉

〈프로파간다〉

‘대한늬우스’의 원형은 1916년 처음 등장했다. 그해 윌슨은 고민에 휩싸였다. ‘승리 없는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그가 전쟁에 나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었다. 그는 연방공보위원회를 설치했다. 이 위원회가 얼마나 일을 잘했던지 미국은 불과 몇 달 만에 국민의 지지를 등에 입고 전쟁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들은 7만5천 명의 지원자로 구성된 ‘4분 선전가’를 조직했다. 이들은 영화관에서 필름 한 롤을 되감는 4분 동안 선전 정보를 대중에게 설파했다.

이 연방공보위원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에드워드 버네이스도 이 정도일 줄 미처 몰랐다. “군대가 대중의 육체를 통제하듯 여론을 조목조목 통제할 수 있을 줄 몰랐다”는 생각에 그는 1925년 이 책을 썼다. 그는 삼촌인 프로이트에게 영향을 받아 정신분석학에 선전을 결합했고 대학에서 최초로 ‘홍보’라는 교과를 가르쳤다. 또한 개인 사업체도 성공적으로 꾸려나갔다. 비누 판촉을 위해 벌인 전국비누조각경연대회는 전세계로 퍼졌다. 베이컨 제조회사의 광고 이후 미국의 아침이 주스·토스트·커피에서 베이컨·달걀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1926년 담배 러키스트라이크 광고를 통해 여성의 흡연을 여권 신장의 상징으로 각인시켰다. 이것이 책 표지에 등장하는 담배 피우는 여자다.

버네이스는 ‘선전을 선전하는 자’였다. 원래 프로파간다는 교황청 포교성에서 신대륙 등에 믿음을 전파하는 일이었다. ‘진실’을 알려 신의 은총으로 인도하는 ‘순수한 작업’이었다. 그의 이러한 믿음은 변함이 없었다. 버네이스는 선전의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민주주의의 효율을 증진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여론 조작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변론을 하는 셈이다.

이렇게 프로파간다는 전체주의 국가가 아니라 자본주의 국가에서 탄생해 정치 선전과 광고로 이어졌다. 물론 광고 못지않게 정치 선전 역시 신자본주의 국가에서 활짝 꽃피고 있다. 책은 뉴욕대 교수의 해제를 머리에 실어 책을 비판적으로 읽도록 돕는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혁명의 탄생〉

〈혁명의 탄생〉


데이비드 파커 외 지음, 박윤덕 옮김, 교양인(02-2266-2776) 펴냄, 2만2천원

혁명에 관해 끊임없이 일어나는 질문을 통해 혁명의 성격을 살핀다. 혁명은 왜 일어나는가? 폭력은 혁명의 본질적 요소인가? 혁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무엇인가? 혁명은 독재자를 불러오는가? 탐구 대상이 되는 혁명은 16세기 네덜란드 혁명부터 20세기 말 탈공산주의 혁명까지 주요 혁명이다. 주요 정치 이념은 혁명과 함께 등장했다. 그리고 혁명의 최대 산물은 ‘민중’이다. 민중이 동원됨으로써 혁명은 정치 차원을 넘어 사회·경제 차원으로 도약하게 되었다.


〈굿바이 미스터 사회주의〉

〈굿바이 미스터 사회주의〉


안토니오 네그리 지음, 박상진 옮김, 그린비(02-702-2717) 펴냄, 1만5900원

이제 막 분노를 배운 사람들,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이들을 네그리는 ‘다중’이라고 했다. 68혁명과 1990년대 시애틀 시위, 멕시코 사파티스타 등 네그리가 예를 드는 투쟁은 아래로부터의 투쟁이었다. 좌파 운동에 실망한 뒤 스스로를 구성해가는 다중을 발견한 네그리의 흥분 섞인 전언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책은 네그리와 이탈리아 진보적 지식인 라프 발볼라 셸시의 대담집이다.


〈열외인종 잔혹사〉

〈열외인종 잔혹사〉


주원규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8) 펴냄, 1만원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11월24일 8시 장영달은 서울 연희동 자택을 나와 신촌으로 향한다. 그는 무공훈장을 단 군복을 입고 탑골공원에서 아무도 청하지 않는 시국강연을 할 참이다. 8시20분 윤마리아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인턴교육을 받고 있다. 8시10분 서울역 역사의 노숙자 김중혁은 단속반의 호루라기 소리를 듣는다. 8시20분 기무는 PC방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을 맞았다. ‘열외인간’들의 하루를 통해 대한민국 밑바닥의 무의식을 조립해간다.


〈만들어진 현실〉

〈만들어진 현실〉


박상훈 지음, 후마니타스(02-739-9929) 펴냄, 1만5천원

정치를 이야기할 때 쉽게 ‘지역주의’ 때문에 망하게 생겼다고 말하는데, 저자는 “그간의 논의에서 지역주의를 가리키는 객관적 사실만 따로 분리해본다면 그 내용의 빈약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지역주의가 아니다. 지역주의를 만들어내는 한국 정치다.” 이를 위해 지역차별·지역소외·지역감정 등의 ‘지역주의’와 지역패권·3김청산론 같은 ‘지역주의 해석의 차원’을 나눠 사실과 이데올로기 사이의 거리를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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