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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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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미디어여 얼마든지 이용하라”

켈리 메리먼 콘텐츠 파트너십 담당 부사장 인터뷰
등록 2015-05-20 11:35 수정 2020-05-02 19:28

지난해 말, 유튜브는 경쟁사인 ‘넷플릭스’ 출신 임원을 전격 영입했다. 켈리 메리먼 유튜브 콘텐츠 파트너십 담당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메리먼 부사장은 미국 내 최대 동영상 유료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7년간 일했다. 지난 4월27일 유튜브 뉴욕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유튜브 부사장에 취임한 그가 해외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처음이었다.

크리에이터·이용자·광고주, 선순환 생태계페이스북, 스냅챗, 넷플릭스 등 다른 플랫폼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유튜브만이 갖고 있는 강력한 경쟁 무기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경쟁이 심해질수록, 그만큼 변화와 혁신이 촉진된다고 생각한다. 방송사 시청률은 떨어졌을지 몰라도, 웹이나 ‘온 디맨드’(On Demand)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비디오를 보는 시청자는 늘어났다. 전체 영상 시청 시간은 늘어난 셈이다. 모든 콘텐츠 생산자나 이용자에게는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열릴 것이다. 유튜브는 그 가능성에 주목한다. 오늘 아침 (유튜브가) ‘파인 브로스’(Fine Bros) 등 4개의 유명 유튜브 채널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는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듀서가 되기보다는,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깃거리를 찾아내고 광고를 붙여주고 공간 대여, 투자 등 기회를 주는 작업에 관심이 있다.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나 경험이 사회적으로 공유되길 원한다.

유튜브는 콘텐츠 생산자(크리에이터)와 이용자, 광고주가 함께 유튜브 안에서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최근 뉴욕을 비롯해 브라질, 일본, 영국 등 5곳에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제작 공간(유튜브 스페이스)을 열었다. 전업 크리에이터들이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여러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5초 뒤에 광고를 건너뛸지 계속 볼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트루뷰’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전세계 수천 개의 유튜브 채널이 1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유튜브 파트너들의 수익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유튜브가 TV 방송사 등 전통 언론이나 할리우드 산업을 위협한다는 걱정도 있는데.

미디어 산업의 생태계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꼭 유튜브와 전통 미디어를 적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기 전에 예고편을 먼저 본다거나, 몇 분짜리 동영상 클립을 보고 나서 TV쇼를 보는 등 유튜브를 얼마든지 프로모션 도구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야 토크쇼인 만 하더라도 시청률이 떨어졌다가 요즘 다시 부활했다. 시청자가 유튜브로 원하는 클립을 다시 보고, 제작 뒷이야기나 제작 과정 등을 보는 게 시청률을 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케이팝을 위대한 수출품으로지난 10년간 유튜브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놨다고 생각하나.

내가 15살 때만 해도 매거진을 통해서 화장을 배우고 또래와 소통했다. 하지만 요즘 10대는 유튜브로 간다.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공감한다. 그들이 유튜브 커뮤니티의 팬이 되고, 자신이 본 영상을 입소문으로 널리 퍼뜨린다. 자기 목소리를 내기 위해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방송사나 연예기획사라는 네트워크를 통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열린 공간’이다.

유튜브 채널 조회 수의 60%는 크리에이터가 사는 곳과는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다. 케이팝, 한류 드라마가 ‘대한민국의 가장 위대한 수출품’이 된 것도 유튜브 때문이었다. 한류는 연간 수출액 50억달러의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없었다면 이같은 전세계적인 공유와 연결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뉴욕=글·사진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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