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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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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권, 권당 최대 5명 대출

2월15일·18일 열리는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
등록 2014-01-14 06:01 수정 2020-05-0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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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니 아베르겔이 초청강연자로 나서는 ‘휴먼라이이브러리 컨퍼런스’는 오는 2월15일과 18일 서울 국회도서관과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두 차례 열린다. ‘휴먼라이브러리’란 사람이 직접 책이 돼 대출되는 살아 있는 도서관을 뜻한다. 대화를 통해 편견을 없애고 서로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 ‘민주주의 배움의 장’이라고도 불린다. 창립자인 아베르겔은 말한다. “모든 사회에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알고 이해하게 되면 폭력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컨퍼런스 첫날 1부에선 아베르겔이 휴먼라이브러리의 취지와 철학, 전세계 70여 개국의 운영 사례를 전한다. 2부에선 20여 명의 사람책이 등장한다. 희망제작소가 2013년 11월부터 2개월간 온·오프라인에서 물었다. “당신의 편견은 무엇입니까?” 800여 개 리스트가 모였고 그 편견을 경험한 사람책을 선정했다. 휴먼라이브러리 규정을 보면 사람책은 아무나 될 수 없다고 돼 있다. “인종, 성별, 나이, 장애, 성적 취향, 계급, 종교, 라이프스타일 등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해 편견을 경험한 사람만이 사람책이 될 수 있다. 사람책 제목은 이러한 편견과 직접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마음속 편견에 직면해볼 수 있다.” 매뉴얼에 따라 아줌마·시니어·노숙인·채식주의자·비혼주의자·새터민·비제도권학생 등 20여 권이 이날 전시된다. 초대장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듯, 사람책을 대출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라고 적혀 있다. “지식을 전달하고 교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소통을 밑돌 삼는 도서관, 각기 다른 기억과 경험을 지닌 이웃을 만나 내 안의 편견을 줄이게 도와주는 도서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더 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도서관.” 이날 휴먼라이브러리에서 대출하고 싶은 독자는 희망제작소 누리집에서 사람책의 서문과 목차를 읽은 뒤 신청하면 된다. 사람책은 최대 5명의 독자와 대화를 나누고 독자는 최대 2명까지 대출 가능하다. 선착순 마감이다.

2월18일에는 국내 평생학습 실무자 등 150여 명이 수원시평생학습관 대강당에 모여 국내 사례를 살펴보고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사례 발표자로 노원 휴먼라이브러리, 숨쉬는 도서관, 서울숲사랑모임 청소년 리빙라이브러리 등이 나선다. 희망제작소 윤석인 소장은 휴먼라이브러리가 한국 사회에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의 사회갈등 지수(2012)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터키에 이어 두 번째다. 반면 신뢰·연대·소통 등을 대변하는 사회적 자본 지수는 22위로 매우 낮다. 사회 양극화, 세대 단절, 소통 부재 등 계층, 노사, 세대, 이념, 지역, 환경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갈등의 골이 깊은데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는 희망제작소·국회도서관·수원시평생학습관이 주관하고 과 휴먼라이브러리, 인스피링 덴마크가 후원한다. 문의 희망제작소 누리집 www.makehope.org, 02-2031-2114.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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