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못 그리는 ‘살아 있는 연어’연어라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살코기가 헤엄친다. 그림 인공지능(AI) 세계의 이야기다. 얼마 전 누리꾼 사이에서 그림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강에서 헤엄치는 연어’(salmon swimming in the river)를 입력하면 생물체로서 연어 모습이 아닌 ...2022-11-04 02:12
그냥 그대로 살래요? 이거 살래요?‘윽….’ 분명 애드블록(광고차단)을 설치해놨는데, 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흐린 눈으로 재빨리 스크롤을 내린다. 그놈의 망할 피지 제거기 동영상 광고가 또 떴다. 남의 적나라한 분비물을 냅다 눈앞에 들이대 흔드는 광고. 그 이미지의 오른쪽 위에 있는 눈곱만한 ‘삭제’(×...2022-10-11 18:25
이번 연휴는 ‘진짜 연휴’였나요?이번 추석에 모처럼 진짜 휴식들을 누렸을까? 어떤 사람에게는 추석이 연휴를 틈타 일하기 좋은 ‘가짜 휴식의 날’이다. 연휴에 카페에서 풀타임 근무를 한 나를 포함해, 일하거나 휴식도 일처럼 하려는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다. 나는 올해 추석에 가족을 못 만났다. 따로 사는...2022-09-20 20:11
오늘도 ‘가짜커피’ 5잔 하셨네요나는 커피 애호가이지만, 마시는 대부분은 가짜 커피다. 트위터 밈에 따르면 가짜 커피란 살기 위해 포션(Potion·물약을 뜻하는 단어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게임에서 에너지 회복 아이템을 말한다)처럼 마시는 커피이고, 진짜 커피란 날씨 좋은 날 회사나 학교가 아닌 진...2022-08-25 00:16
오늘의 집은 내일이면 어제가 되고이케아 카탈로그의 별칭은 ‘인테리어 성경’이다. 오프라인으로 발행했던 카탈로그의 배본 부수가 시리즈나 성경에 버금갈 정도로 세계 최대 규모이기도 하지만, 선과 악을 구별하듯 인테리어의 미와 추를 제시하는 역할이 핵심적인 이유다.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의 주요 ...2022-07-21 01:25
예쁜 집에 살 수 있어, 집은 살 수 없지만어느 날 방에 누워서 멍때리다가, 책장으로 쓰던 마켓비 브랜드의 3단 화이트 철제 선반이 못생겨 보였다.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국민 선반’ 상품을 베낀 버전이었다. 카피 제품인 만큼 본래 제품보다 저렴하지만 그만큼 기품이 모자랐다. 상품명부터 그렇다. 스웨덴의 광산 ...2022-06-29 18:51
“석면 듬뿍 얹어서 M.S.G.R. 주세요.”“석면 가루 토핑 듬뿍 얹어서 M.S.G.R. 주세요.”친구들끼리 힙스터 카페를 두고 던지는 농담이다. 힙스터 카페들의 ‘감성 공식’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만 꼽아보면 ①내벽은 공사장에 커피머신만 갖다둔 것처럼 무조건 노출 콘크리트 ②메뉴판에는 미숫가루를 ‘M....2022-06-07 18:09
대체 가능하면서 불가능한 노동자란“대체불가능 노동자가 되라.” 랜선 사수들이 말하는 요즘 시대의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다. 회사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결국 나 자체가 경쟁력을 갖춘 대체불가능토큰(NFT·Non-Fungible Token)이 되라는 거다. 그리고 ‘나’라는 토큰을 한 종목에 ...2022-05-15 23:16
‘일 몸’은 없고 일머리만나는 ‘일머리’가 없는 편이다(그러나 많이 나아졌다고 믿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나를 알려주면 당연히 하나만 해야 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터에 직접 나서보니 일 하나를 제대로 해내려면 일의 전체적인 맥락을 읽고, 그 일과 엮인 사람들의 역할과 ...2022-04-28 03:10
내 사수는 사무실에 없다, 랜선에 있다분명 가습기를 두 대나 틀어놨는데도 입안이 바싹 마르는 사무실(모든 사무실은 건조하다는 법칙이라도 있는 걸까?). 인수인계 폴더와 5년 전 서류까지 뒤져봐도 도저히 이번에 팀장에게 반려된 기획서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그제야 내게 친절하고 유능한 사수가 있다는 걸 ...2022-04-04 13:34
카톡 봤을 뿐인데 왜 이리 지치지‘톡포비아’를 이대로 뒀다간 인간관계가 망할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하지? ‘워라밸’을 지키면 되지 않을까? 퇴근 뒤엔 업무용 카톡방 알림을 꺼두고, 비즈니스 계정을 만들거나 아예 업무용 휴대전화를 따로 만들거나. 그런데 푸시 알림이 울린다. ‘고객님이 납부하실 임대료...2022-03-04 01:03
읽지 않은 카톡 메시지 592“빠른 답장 감사합니다.” 내 일터에서 회신받는 전자우편에 종종 쓰여 있는 말이다. 또 사무실 전화기로 전화가 오면 벨이 미처 다 울리기 전에 곧잘 수화기를 든다. 회사 매뉴얼에 적힌 ‘전화 응대시 전화벨이 2번 이상 울리기 전에 받기’보다 빠른 편인 거다. 그런데 지...2022-02-09 16:48
여성의 몸을 훑는 여성들내 몸을 구석구석 훑는 시선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남성이 아닌 여성의 시선이다. 뭐가 묻기라도 한 걸까? 그렇다기엔 시선의 궤적이 넓다. 대체로 내 얼굴부터 가슴과 허리, 다리 그리고 다시 얼굴로 돌아와서 내 귀의 피어싱을 바라본다. 이 궤적이 반복되기도 한다. ...2022-01-09 00:54
‘치명성’을 잘 단속할 수 있을까치명적이었던 여자들을 알고 있다. 한 친구는 학창 시절 전학을 갔을 때 전교 남학생들이 그 한 소녀를 보려 몰려들고, 인기 많은 선배가 애인으로 점찍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드라마나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에게나 일어날 법한 일, 그리고 내가 열망했던 상황이기도 했다.내...2021-12-18 08:45
이 노래 들으니 물고 있던 츄파춥스가 말보로 레드로내 음악 플레이리스트 대부분은 대중가요다. 문화에 대해 쓰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취향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져 부끄러운 구석이 있다. 그래도 몇 년 전부터 케이팝을 취향으로 밝히는 힙스터들이 나타났다. 디제이(DJ) 요일바가 엔시티(NCT)를 영업하거나, 소설가 박상영이 ...2021-11-27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