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선 전기차가 휩쓸더니 박근혜 정부에서 수소연료전지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27일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가 전국 각 지역에 대기업을 한 곳씩 붙여서 작은 기업의 창업을 돕자고 만든 곳이다. 창업을 돕는 건 좋은데 프로야구 지역 연고제처럼 대기업을 하나씩 붙였다. 창조적 경쟁 개념인가? 광주는 현대차그룹이 맡았고, 주제는 당연히 자동차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곳에서 “수소차는 미래를 선도할 친환경 자동차의 대표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소차 양산 능력을 갖춘 현대자동차와 광주가 힘을 모아 (중략) 수소차 산업의 생태계를 광주에 조성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세계에서 유일한 수소차 양산 능력이라니’ 올해 수소차 ‘미라이’를 700대 팔겠다는 일본 도요타를 제쳐놓더라도, 수소차는 창조경제로는 너무 오래된 미래다. 수소차는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직접 차를 타보며 지원을 약속했던 프로젝트다. 2005년 현대차가 내놓은 수소차는 출력 80kW, 1회 충전 주행거리 300km, 최고속도 150km/h, 가속성능(0→100km/h 도달시간) 16초의 성능이었다. 2014년 현대 수소차의 제원은 출력 100kW, 1회 충전 주행거리 594km, 최고속도 160km/h, 가속성능 12.5초다.
10년 새 자동차 기술이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는 자율주행까지 진보하고 있음을 볼 때 빠르지 않은 속도다. 기술에 대한 정부의 트렌드가 바뀌었다. 노무현 정부 뒤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을 내세우며 전기차 산업을 지원했다. 당시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예산을 보면 전기차에만 수백억원을 쏟아부었다. 수많은 벤처기업도 만들어져 예산 지원을 받았다. 쏟아부은 예산이 얼마나 결실을 맺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동차 전문가인 박심수 고려대 교수는 “수소차는 차값도 비싸고 수소를 만들어내는 비용 자체가 커서 아직 대중화되기엔 멀었다”고 진단한다. 대신 박 교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내실이 중요하다. 기술을 포장해서 현 정부의 공적으로 따질 게 아니다. 도요타나 BMW, GM을 보면 정부가 나서서 이쪽 방향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차분히 오래 보고 꾸준히 준비한다”고 했다.
기름값이 다시 떨어지고 있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차세대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떨어진다. 유가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우왕좌왕’하지 않고 차세대 자동차 개발을 지원할 수 있을까 묻고 싶다. 부르릉~.
이완 기자 wani@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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